이렇게나 무료할 수가 있을까. 좀처럼 재미가 없다. 뭘 하든 흥미가 돋질 않고 구미가 당기질 않는다. 핸드폰을 해도 이리저리 정처 없이 방황할 뿐. 유튜브도 고만고만, 활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. 원고 작업은 며칠 째 손도 못 대고 있다. 우울증은 심해져 가고 충동 제어는 날이 갈 수록 힘들어 진다. 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무력함. 전신을 지배하는 패배감. 무료하다. 그리고 무력해.

비를 넘어 태풍이 오는 날. 이른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글을 쓴다. 글을 쓸 때, 음악을 듣는 편은 아니지만 비 오는 날은 예외다. 생각나는 티모시 샬라메의 everything happens to me 플리와 빗소리. 창 밖으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중이다. 담배 한 대 피면서 원고 작업에 몰입.... 해야 하는데...